경남지역 보수단체가 주도하다 포기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주민소환’의 허위 서명부 작성에 개입한 혐의로 박치근 경남도민프로축구단(FC) 대표(57)에게 사전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박 대표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선거를 도운 측근으로 경남개발공사 상임이사를 거쳐 지난해 7월부터 경남FC를 맡았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25일 “박 대표와 경남FC 정덕수 총괄팀장(55)에 대해 주민소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구속여부는 26일 창원지법 119호 법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경찰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22일까지 창원시 의창구 북면 자기 소유 가건물 2층의 대호산악회 사무실에서 2만4527명의 이름이 적힌 명부를 이용해 진주시와 김해시, 합천군 주민 2507명의 주민소환 청구인 서명부를 허위 작성하도록 김모 씨(50·여) 등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팀장은 허위서명에 참여하고 경남FC 직원들에게 서명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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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이 신청된 박 대표는 홍준표 도지사 지지 조직으로 알려진 대호산악회 창립회원이다. 박 대표는 경남FC를 맡을 당시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 대표는 이날 구단주인 홍 지사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경찰은 박 대표 등이 개인정보가 담긴 명부를 입수한 경위, 허위 서명부를 작성하게 된 동기와 추가 가담자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입건된 사람은 20여 명에 이른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