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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의 1차 지명 신인 투수 최충연(19)은 고교생이었던 지난해 화제의 선수가 된 적이 있었다. 한 시상식장에서 최고 고교 투수상을 받은 뒤 ‘존경하는 선배’를 묻는 질문에 “안지만 선배님과 윤성환 선배님”이라는 순수한(?) 답변을 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 그는 1년 전 어리바리한 표정으로 수상소감을 말하던 그 소년이 아니었다. 얼굴과 팔이 새카맣게 탄 그는 제법 프로 선수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매일 오전 단체훈련과 오후 웨이트 훈련을 마치면 그는 성준, 김태한 코치와 함께 하체 중심이동과 공회전을 가다듬는다.
혼이 많이 나냐고 묻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는 “네!”라고 답했다. “엄청 혼나죠. 아직도 폼을 더 고쳐야 하는 상황이에요. 계속 반복하면서 틀린 부분을 코치님들이 잡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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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지명, 스프링캠프라는 어려운 관문을 연달아 통과한 그는 프로 데뷔무대의 목표로 ‘10승’을 잡았다. 많은 선배들에게 프로무대에 대해 물어봤다는 그는 “하나같이 다 (아마추어와는) 다르대요. 저보고 엄청 털릴 거래요”라며 울상을 지었다. 누가 자라나는 새싹에게 그런 냉혹한 현실을 알려줬느냐고 물으니 “전부 다요”라며 웃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고등학교 시절 경북고 선배로 그가 존경했던 박세웅(롯데)도 프로데뷔 첫 해 2승에 그쳤으니. 한 번 제대로 털려보면 어떨 것 같냐고 물으니 그는 “그래도 10승은 해야죠”라고 당차게 답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김태한 코치는 누구보다 최충연을 많이 혼냈다. 하지만 최충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 말 역시 김 코치가 해준 말이란다. “어느 날 갑자기 방으로 부르시더라고요. 그러더니 커튼을 치시면서 ‘뭐 보이노?’ 이러시는 거예요. ‘커튼이요’라고 했더니 다시 커튼을 딱 걷고 다시 ‘뭐 보이노?’ 하셨는데 바다가 보이더라고요.” 김 코치는 최충연에게 눈앞의 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고 조언했다.
그에게 얼마 남지 않은 스프링캠프에서의 각오를 물었다. “여기까지 뽑혀왔으면 잘 해야 되잖아요. ‘아 부담돼’ 이렇게 생각하기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가고 싶어요.”
임보미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