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만난 스티브 로플린 IBM 부사장은 “앞으로 마트나 안내데스크에서도 인공지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IBM 제공
우선 소비자들에게 비컨(블루투스 기반 위치 정보)이 들어 있는 팔찌를 차게 했다. 인공지능 시스템은 소비자들이 어떤 이동 경로와 구매 패턴을 보이는지 분석했다. 그 데이터에 기초해 판매대 배치와 각종 프로모션을 추천했다.
방한 중인 스티브 로플린 IBM 글로벌소비재산업부 부사장은 3일 동아일보와 만나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로봇이나 금융 같은 전문적인 분야 외에도 우리 주변의 마트, 안내데스크에도 찾아올 것”이라며 “점원이 아닌 태블릿PC가 소비자 응대와 상품 결제까지 돕는 상황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IBM 왓슨과 협력한 쇼핑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매장을 찾은 소비자는 “나 버몬트 스키여행 갈 때 입을 재킷이 필요해”라고 일상 언어로 주문한다. 그러면 인공지능 시스템이 날씨와 소비자 성별 등 필요 내용들을 스스로 찾거나 소비자에게 물어본 뒤 제품을 추천하고 판매대로 안내한다.
기존에 나온 스마트 쇼핑 서비스들과 왓슨의 가장 큰 차이점은 활용되는 데이터의 규모다. 로플린 부사장은 “그간 소비자들이 제한된 키워드로 여러 단계의 검색을 통해 상품을 찾아야 했다면, 인공지능이 적용된 쇼핑에서는 매장에서 점원에게 물을 때와 같은 일상 언어로 질문을 할 수 있다”며 “왓슨은 그간 비축한 쇼핑 패턴 빅데이터와 매장 현장에서의 상황 학습을 통해 그때그때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상적인 쇼핑을 하면서 사람들은 왓슨과 같은 시스템에 자신의 정보를 선뜻 내줄까. 로플린 부사장은 “인구 집단과 연령 등에 따라 정보 제공 의지가 달랐다”며 “하지만 밀레니엄 세대는 자신에게 더 맞는 상품을 빠른 시간 내에 찾기 위해 자신의 선호와 구매 내역을 판매자들과 활발히 공유하고 협력하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