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생일 등 맞춰 작은숲 선물… 디오-찬열숲 등 서울에 50곳 넘어 시민참여 확산… 총82곳 2만㎡ 달해 한류팬 순례지… 새 관광자원 인기
엑소 ‘시우민 숲’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멤버 시우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팬들이 서울 강남구에 만든 ‘시우민숲’. 트리플래닛 제공
이 숲의 이름은 ‘디오숲’. 디오(D.O.)는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한 멤버 이름이다. 디오숲은 그의 22번째 생일이었던 2014년 1월 12일에 맞춰 조성됐다. 대부분 10대 소녀 위주인 팬들이 이 숲을 위해 653만 원을 모았다. 일종의 ‘생일선물’인 셈이다.
잊지 말아야 할 아픈 기억을 간직한 숲도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 인근에 조성된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반 시민 550명이 6000만 원이 넘는 돈을 모아 조성했다. 전교생이 모금에 참여한 고등학교, 인근 아파트 입주민회 등 다양한 시민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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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에만 이렇게 조성된 숲이 82곳, 총 면적은 2만 m²에 이른다. 나무 수는 3만4335그루. 적게는 수십 그루에서 많게는 1000그루가 넘는 규모로 서울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가장 참여가 활발한 분야는 스타의 이름을 딴 ‘스타숲’이다. 생일은 물론이고 데뷔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숲 등 50곳 넘게 조성됐다.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엑소의 경우 멤버 12명 전원이 자신의 이름을 딴 숲을 팬들의 선물로 받았다. 마포구 월드컵공원 내 ‘찬열숲’은 엑소 멤버 찬열의 중국 팬클럽이 모금해 만들어졌다.
자발적 기부를 통해 조성된 숲들은 도심의 환경문제 해결은 물론이고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이돌 그룹 멤버의 이름을 딴 숲들은 해외 한류 팬들의 한국 여행 시 꼭 방문해야 할 ‘순례지’로 꼽힌다.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는 “특정 사회 이슈에 대한 참여와 스타에 대한 팬심이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수요와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나무 심기 문화를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