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연대, 1월 검찰 고발하기로… “자회사 동원해 주식 고가매입” 회사측 “법적 문제 전혀 없다”… 노조는 구조조정 반발해 농성
지난해 말 금호산업을 되찾고 올해 경영방침으로 ‘창업초심’을 외치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새해 벽두부터 ‘내우외환’에 빠졌다.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이 회사 구조조정 방침에 반발해 농성을 시작한 데 이어 시민단체는 박 회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경제개혁연대는 5일 “박 회장을 배임 혐의로 이달 중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박 회장이 세운 금호기업이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지분을 주당 4만1213원에 인수했는데, 현재 주가인 1만3800원보다 3배가량 비싸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등 공익법인과 자회사들이 금호기업에 출자해 이처럼 높은 가격으로 금호산업 주식을 사들일 이유가 없다”며 “오직 박 회장의 사익에 따른 고가 매입이므로 주식 매입을 승인한 이사들은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는 “법적으로 전혀 문제없다”고 반박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등이 보유한 상환우선주는 정기예금 금리인 연 1.5%보다 높은 연 2%의 금리를 보장하고 있어 오히려 회사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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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아시아나의 위기는 대우건설, 대한통운의 잘못된 인수경영에서 비롯됐다”며 “인수 전 부채비율 200%대의 견실한 재무구조가 인수 후 600∼700%, 차입금을 통한 금호산업 재인수가 결정된 지금은 900%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인위적 인력감축은 없다는 회사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며 “구조조정의 칼날은 노동자가 아닌 잘못된 경영을 한 경영진에게 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는 최근 4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며 부채 비율이 1000%에 가까워진 상황이다. 아시아나에서 벌어진 파업은 조종사 노조의 경우 2005년, 일반 노조는 2001년이 마지막이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