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동아 2016년 1월 창간 30주년… 김두희 동아사이언스 대표
김두희 동아사이언스 대표가 서울 용산구 청파로 동아사이언스 사옥 옥상에 있는 ‘과학동아 천문대’의 천체망원경 앞에서 별자리를 보는 즐거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과학동아 창간 당시 막내 기자로 출발한 그는 과학동아 30년 역사의 산증인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종이매체 위기론이 나오지만 과학동아는 예외다. 다른 잡지들은 광고수익에 기대지만 과학동아는 제값 주고 사려는 독자가 많다. 전체 매출의 90%가 구독료 수입이다. 창간 당시 막내 기자로 출발해 현재 과학동아를 이끌고 있는 김두희 동아사이언스 대표(58)를 최근 서울 용산구 동아사이언스 사옥에서 만났다.
과학동아가 처음부터 수익을 낸 건 아니다. 동아일보 사시(社是)인 문화주의에 따라 창간됐지만 10년 내내 적자를 면치 못했다. 독자들이 “과학동아를 읽고 알게 된 사실이 많았다”며 큰 호응을 보였지만 정작 수익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당시 중견기자였던 김 대표는 여기서 가능성을 엿봤다. 그는 과학동아가 더 성장하려면 분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부 직원은 반발했다. 구멍가게 같은 잡지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 하지만 그는 “과학 이슈에 적극 대처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려면 신문에서 독립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며 밀어붙였다. 당시 오명 동아일보 사장(전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이 이를 지지했고 과학동아는 2000년 동아사이언스로 분사했다.
새로운 시작. 직원은 총 8명이었고 그가 대표를 맡았다. 직원들은 신용등급이 낮아져 은행에서 신용대출도 받기 힘들게 됐다. ‘한국에도 내셔널지오그래픽처럼 번듯한 과학매체가 있어야 한다. 과학동아를 그렇게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다들 버텼다.
김 대표는 이공계 석사 출신의 기자를 중점 채용했다. 대학 시절 토목공학을 전공한 그는 야학을 하는 등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이공계 출신의 기자가 풀어내는 과학 저널리즘도 광의의 교육으로 이들이 과학계와 일반 대중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이런 예상은 적중했다. 과학동아는 상대성이론과 블랙홀, 빅뱅, 게놈 등 굵직한 과학 이슈를 내보냈고 한반도의 지질, 생물, 공룡 등 한국 특화 콘텐츠를 소개했다. 이 덕분에 과학의 대중화 전문화를 이끌며 과학 저널리즘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 원전 사고 당시 심층 기사를 발 빠르게 내보내 정문술과학저널리즘 대상(2011년)을 받기도 했다.
“종이매체만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독자들에게 줄 겁니다. 모든 사람에게 즐거운 과학을 선사하겠다는 가치를 지키면서도 콘텐츠를
혁신해 잡지도 100년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습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