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뉴스분석]무디스, 한국에 역대 최고 신용등급

입력 | 2015-12-21 03:00:00

“재정 건전… 구조개혁 후퇴땐 강등”
1계단 상향… 더 높은 나라 7개국뿐
崔부총리 “朴정부 3년 성과” 자평… 기업들은 “체감경기는 싸늘” 지적




한국이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로부터 사상 최고의 신용등급을 받았다. 미국 금리 인상의 높은 파고를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이날 LG경제연구원이 내년 한국의 성장률을 2.5%로 전망하고, 기업들은 수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등 체감 경기는 여전히 싸늘해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20일 “무디스가 18일(현지 시간) 한국의 신용등급을 Aa3(긍정적)에서 Aa2(안정적)로 한 계단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Aa2 등급은 전체 21개 신용등급 중 위에서 세 번째로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미국 독일 홍콩 등 7개국뿐이며 중국과 일본은 한국보다 각각 1, 2계단 낮다.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에서 한국이 상위 세 번째 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린 이유로 선진국보다 높은 성장세, 재정건전성, 구조개혁 능력 등을 꼽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이번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박근혜 정부 3년간의 경제 성과에 대한 무디스의 총체적 평가”라며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실물경제 둔화 같은 우려로부터 한국 경제를 확실하게 차단하는 방어막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긍정적 평가와 달리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2016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2.5%로 수정해 발표했다.

▼ 무디스, 실물경제보다 외채 갚을 능력만 평가 ▼


9월에 발표한 2.7%보다 낮아진 것으로 정부 전망치인 3.1%는 물론이고 한국은행(3.2%), 현대경제연구원(2.8%) 등 주요 기관이 발표한 수치 중 가장 낮다. 수출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최근의 소비회복 효과도 내년에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LG경제연구원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평가가 주로 외환보유액 같은 채무상환 능력과 재정상황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경제상황을 총체적으로 보여주지는 못한다고 설명한다.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재계엔 외환위기 때와 같은 위기감이 퍼져 있는데 국가 신용등급이 올라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무디스가 지적한 ‘향후 등급하향 요인’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디스는 “현재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개혁이 후퇴하고 공기업을 포함한 정부 재정이 악화되면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양대 노총에 속하지 않은 93%의 근로자를 위해서라도 노동개혁을 해야 하며 규제로 묶여 있는 서비스업을 육성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박형준·황태호 기자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