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비싼 돈’을 주면서 공부한 한국인 유학생들의 상당수는 졸업 후 미국에서 취업하기를 희망한다. 미국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딴 이른바 ‘스템(STEM)’ 전공자에게 취업과 관련해 상당한 특혜를 주는 나라다. 그럼에도 한국인 유학생의 경우 다섯 명 중 한 명 정도만 STEM 전공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17일(현지 시간) 발표한 11월말 현재 학생비자(F-1)와 연수비자(M-1)를 받아 미국에 머무는 외국인 유학생 현황에 따르면 한국인 STEM 전공자는 전체 평균(39.1%)의 절반 수준인 20%에 불과하다. 한국인 여학생 중에선 14%만 STEM 전공이다. 반면 아시아 출신 유학생 중 STEM 전공자는 절반에 육박하는 44%에 이른다. 국가별로는 인도인 유학생의 82%가 STEM 전공자이고, 이란(77%) 네팔(61%) 중국(38%) 등 이다.
한국 유학생 숫자는 전체 유학생 119만4780명 중 6.8%(8만1577명)로, 중국(30.1%·36만91명) 인도(15.2%·18만1051명)와 함께 ‘톱3’에 든다.
실제로 전문취업(H-1B) 비자 승인을 가장 많이 받는 10대 직종의 대부분이 스템 분야이고, 대학 졸업 후 ‘합법적인 현장실습 기간(OPT)’도 스템 전공자는 다른 전공자(1년)의 3배에 가까운 29개월이다. 그래서 ‘유학생이 미국에서 취직하려면 영어보다 컴퓨터 언어나 수리 언어에 능통해야 한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뉴욕=부형권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