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美 공화당 최종 대선 주자는 트럼프 아닌 테드 크루즈?

입력 | 2015-12-14 16:56:00


‘공화당의 최종 대선 주자는 도널드 트럼프도 마크 루비오도 아닌 테드 크루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13일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을 가장 유력한 공화당 대선 후보로 평가했다.

무엇보다 크루즈 후보의 장점은 트럼프 지지층마저 수용할 수 있는 보수성과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이미지에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최근 전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에 대해서도 크루즈는 ‘트럼프의 발언은 적절치 않았지만 같은 당 선두주자를 비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와 차별화되는 온건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그를 지지하는 표심까지 자극하지 않는 교묘한 전략을 택한 것이다.

크루즈 후보 진영이 지금까지 모금한 선거자금(6500만달러·약770억 원)이 공화당 후보 중 두 번째로 많다는 것도 또 다른 무기다. ‘부시 가문의 후광’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니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단연 정치자금 모금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크루즈 후보를 지원한 이들의 배경이나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다양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차별화된 크루즈 캠프만의 맞춤형 전략도 눈길을 모은다. 크루즈 후보 측은 지지자들을 성별과 성향 및 관심사별로 구분해 이에 따른 맞춤형 전화, 메시지, 직접 방문 등을 공세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는 2008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던 버락 오바마 후보 측이 구사한 선거전략과도 유사하다. 크루즈 후보 측은 일명 ‘지오펜싱(Geo-Fencing)’ 캠페인에도 적극적이다. 지오펜싱이란 ‘지리학(Geographic)’과 ‘울타리(Fencing)’의 합성어로 특정 건물이나 거리에 머무는 선별된 유권자들에게만 공략 메시지를 보내는 것. 이들만의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행사나 회의 등에 맞춰 참석자들의 표심 공략에 유용하다.

WP는 그러나 “크루즈 후보가 또 다른 경쟁 후보인 마크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플로리다)에 비해 정책면에서 지나치게 강경 보수라는 평가와 함께 온건 중도층의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