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훈 5단 ● 이세돌 9단 본선 8강 4국 7보(106∼122)
흑 ●에 대해 백 6으로 차단하는 이동훈 5단의 손길은 결연한 듯 보였다. 적어도 흑이 6의 곳으로 넘어가는 것만큼은 내버려 둘 수 없다는 뜻이다.
관전자들은 흑 7 때 백이 A로 젖혀 대형 전투가 벌어질 것을 기대했다. 그게 참고도 백 1. 서로 물러설 수 없는 혈전이 벌어진다. 이후 변화 중 하나가 흑 20까지인데 백이 위험하다. 이 과정에 수많은 변화가 있지만 백에게 좋은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게 검토실의 중론이었다.
그래서 이 5단은 냉정하게 백 8로 물러섰다. 신예지만 침착함이 경험 많은 기사 못지않다. 이러면 진행은 쉬워진다. 흑은 하변 백 진을 깎고 백 석 점을 잡는 맛을 남겨두는 정도로 처리한다. 흑 15로 중앙을 정비하자 모양이 간명해졌다.
백 20도 10집 남짓한 곳으로 21의 곳이 더 크다. 하지만 이 5단은 뒤를 내다본다. 형세의 반전을 위해 백 22로 중앙 흑의 단점을 노리려면 백 20이 꼭 필요하다. 불리한 백으로선 이판사판의 승부인 셈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