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감정가 최명윤 소장 보고서 고철 재활용 과정에서 유입된 듯… 구리 성분은 8~12% 턱없이 낮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증도가자로 분류한 ‘반(般)’과 ‘수(受)’ 활자(왼쪽부터·아래는 활자 뒷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활자들이 가짜라고 판정했다. 동아일보DB
미술 감정가인 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한국미술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증도가자 기초학술조사연구 최종보고서로 본 증도가자의 진상’을 발표했다. 최 소장은 이 자리에서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제출한 증도가자 검증 보고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이 보고서에 실린 성분분석표에서 일부 활자의 규소(Si) 함량 비율이 최대 19.91%나 검출된 사실을 주목했다. 이 정도로 높은 규소 함량이라면 고려시대에 존재하지 않은 구리와 규소의 합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구리의 부식을 방지하거나 인장강도(引張强度)를 높이기 위해 규소 합금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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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상당수 활자의 구리 성분비율이 50% 미만인 점도 석연치 않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 청동 유물의 구리 성분 비율이 대부분 80∼90%에 이르는 반면 증도가자 일부 활자의 구리 성분 비율은 고작 8∼12%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보고서의 부실한 연구방법도 도마에 올랐다. 개별 활자에 대한 조사표와 해당 실측도면의 측정치가 서로 다른 게 눈에 띈다. 예컨대 ‘光(광)’자 활자는 조사표에서 가로와 세로가 각각 12.36mm, 13.03mm로 적혀 있다. 그러나 도면에서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11.9mm(활자 옆 공간 포함 15.1mm), 12.7mm(〃 13.2mm)로 돼 있다.
최 소장은 “이처럼 기본적인 크기마저 제대로 실측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번각본과 서체를 비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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