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집단감염으로 본 간염의 모든 것
○ A형은 입으로, B C형은 체액으로 감염
A형 간염은 주로 장티푸스나 콜레라처럼 입으로 바이러스를 옮긴다. 주로 대변에 오염된 물이나 우유, 음식물을 먹거나 특히 오염된 물에서 자란 조개류를 익히지 않고 섭취했을 때 감염된다.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곳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A형 간염은 ‘후진국병’으로도 불린다. 최근 20, 30대에서 A형 간염 발생이 크게 늘었는데, 어릴 적 A형 간염을 앓은 뒤 항체를 보유하게 된 앞 세대와 달리 위생 상태가 좋아진 후 성장하면서 자연 면역을 얻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주 드물게 수혈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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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은 B, C형 간염의 주된 원인 중 하나다.
A형 간염은 대부분 급성으로만 나타날 뿐 만성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하지만 B형, 특히 C형 간염은 한 번 감염되면 만성화할 확률이 높다. 급성과 만성을 나누는 기준은 6개월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B형 간염의 경우, 전체 인구의 4% 정도가 감염된 것으로 추산된다. 해마다 2만여 명이 간질환으로 사망하는데, 이 중 만성 B형 간염이 차지하는 비율이 50∼70%에 이른다. 또 만성 B형 간염이 간경화로 진행하는 비율(5년 누적 발생률)이 23%나 된다. 일단 간경화로 진행하면 간암 발생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간경화 없이 만성 간염에서 바로 간암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따라서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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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간염은 대부분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고, 85%는 3개월 이내에 완전히 회복되며, 한 번 걸리면 평생 면역력을 지닌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간이 아주 빠른 속도로 손상돼 이식이 필요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A형과 B형 간염은 백신이 있지만 C형 간염은 없다. 백신의 경우 A형은 태어난 지 1년 뒤 첫 접종을 하고 6∼12개월 후 추가 접종하면 95% 이상 예방된다. B형도 출생 직후와 1개월 후, 다시 5개월 후 총 3회 예방접종을 하면 95%에서 항체가 생긴다. 특히 산모가 B형 간염 보균자인 경우 반드시 출산 후 12시간 이내에 신생아에게 백신과 함께 B형 간염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혀야 수직감염을 막을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수직감염으로 인한 B형 간염은 거의 없어졌다. C형 간염은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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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