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어제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KT가 주도한 K-뱅크은행과 카카오가 중심이 된 한국카카오은행 등 2곳을 선정했다. 두 컨소시엄은 외부평가위원회의 심사에서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두 인터넷은행이 영업을 시작하면 기존의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에 안주해 온 금융 산업에 변화가 몰려오는 ‘메기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무(無)점포-비대면(非對面) 영업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은행의 인터넷뱅킹과 다르다. 저비용 고효율 운영으로 비용을 절감해 예금금리는 높이되 대출금리와 수수료를 낮추고, 은행권 접근이 어려운 서민에게 10% 중금리로 대출하는 등 새롭고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금융과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이 융합하는 ‘핀테크 혁명’이 확산되는 현실에서 한국이 뒤늦게나마 인터넷은행의 첫발을 뗀 것은 바람직한 변화다.
1995년 인터넷전문은행을 처음 시작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보험, 증권 등 비(非)은행 금융회사나 제조업, 정보기술(IT) 등 비금융권 사업자가 참여함으로써 금융시장에 ‘파괴적 혁신’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규제 혁파와 개방에 힘입어 미국 GM이 소유한 인터넷은행 앨리뱅크는 자산 1015억 달러의 대형 은행으로 성장했고 일본 소니가 주도한 소니뱅크도 급성장하는 추세다.
은행법 개정이 무산되면 K-뱅크와 카카오은행이 출범하더라도 추가 증자나 신규 투자에 차질을 빚을 공산이 크다. 금융 경쟁력이 아프리카 수준인 우리나라가 언제까지 인터넷은행의 날개를 규제로 묶어둘 작정인지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