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형권 특파원
15일 한국의 한 통신사가 유엔본부발로 “금주(11월 셋째 주) 내 전격 방북”이라고 보도한 이후 반 총장 측은 “지금은 할 말이 없다(노코멘트)”는 모호한 태도를 보여 왔다. 반 총장 측이 올해 5월 개성공단 방문이 막판에 좌절된 뒤 ‘보다 큰 방북’, 즉 평양 방문을 추진했다는 것은 유엔 안팎에서 당연시돼 온 얘기다. 새로운 뉴스는 그 성사 여부와 구체적 일정뿐이다. 방북 일자가 결정된 게 없다면 돌고 돌아 제자리인 셈이다.
반 총장의 방북 이슈가 실질적 진전 없이 허탈한 논란만 증폭시키는 이유가 뭘까. 유엔 소식통들은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맞게 일(방북)이 추진돼야 프로페셔널하게 보이는데 이런 TPO 원칙이 무너져 버리면서 진정성까지 손상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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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총장은 5월 개성공단 방문 추진 때도 ‘세계교육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김에 북한을 가는 모양새가 돼서 논란이 됐다. 당시 교육계 관계자들은 “반 총장은 유엔이 지원해준 교과서로 공부해서 사무총장이 된 사람”이라며 “빈곤 퇴치를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는데 당시 방북 추진 및 무산 발표로 교육 이슈는 다 묻혀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차제에 반 총장도, 그 측근과 참모들도 방북 전에 그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TPO 전략에 대해 차분히 점검해 보기 바란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