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어떻게 부를 축적하는가/소준섭 지음/372쪽·1만8000원·한길사
원래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절대 강자는 1999년 중국에 진출한 이베이였다. 하지만 이베이는 사이트에 등록하려는 중국인들에게 영문 이름을 요구했다. 상품 등록이나 매매도 유료였다. 하지만 알리바바 계열사인 ‘타오바오 닷컴’은 이런 불편함과 수수료를 없앴다. 여기에 타오바오는 토론 공간을 만들어 상품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했다. 누구나 쉽게 물건을 살 수 있는 시스템은 마윈의 탁월한 상업적 감각에서 나왔다.
이 책은 마윈 같은 부호가 탄생할 수 있었던 중국인의 ‘상업 유전자’를 역사적으로 살핀다. 저자는 중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현재 국회도서관 중국 담당 조사관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최근 급속하게 증대되는 중국의 부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역사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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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회장은 성공 비결에 대해 “기술 자체는 유일한 결정적 요인이 아니다. 상전(商戰)의 책략이야말로 승패를 결정하는 진정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자본주의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는 중국인의 특성을 파고든 책이다. 하지만 현대 중국의 성장이 문화와 역사적 전통 이외에 많은 인구와 거대한 시장 덕분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