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놈이다’에 출연하는 배우 이유영. 스포츠동아DB
■ 한예종 출신 스크린 샛별|박소담·이유영
신예 박소담(24)과 이유영(26)은 올해 한국영화에 등장한 샛별인 동시에 단연 빛난 별이기도 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과 10학번 동기인 이들은 단편영화로 시작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장편 상업영화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고 최근 그 활동 범위를 빠르게 넓히며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개봉작 가운데 흥행이나 작품성으로 주목받은 한국영화에는 어김없이 이들의 이름이 있다.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 ‘그놈이다’의 이유영을 만났다.
밀라노 여우주연상부터 ‘그놈이다’까지
“서서히 객관적으로 자신을 보는 눈 생겨”
이유영이 영화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지는 꼭 1년이 됐다. 지난해 데뷔작 ‘봄’으로 밀라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올해 사극 ‘간신’을 거쳐 상영 중인 ‘그놈이다’를 통해 신뢰감을 주는 배우로 성장했다.
이유영의 가능성은 스크린에서 확인되고 있다. ‘그놈이다’는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이야기를 이끄는 입장에서 책임감을 느꼈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고 했지만, 이유영은 그 터널을 무사히 통과한 느낌이다.
주지훈과 함께 했던 ‘간신’ 속 욕망에 사로잡힌 기녀의 모습을 떠올리면 ‘그놈이다’의 이유영은 같은 배우로 보기 어렵다. 귀신이 보인다는 이유로 손가락질 받고 소외당하는 처연한 여인으로 옷을 바꿔 입고 제 몫을 해냈다.
“‘간신’을 촬영할 때는 나도, 극중 나의 역할도 욕심이 많았다. 지나고 보니 서서히 객관적으로 내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생기는 기분이다.”
이유영은 자신을 “본능적인 성격”이라고 가리켰다. 때문에 촬영현장에서 “실수가 잦고, 기복이 심한 편”이라고 했다. 아직 신인이고, 경험이 적은 연기자로서 누구나 겪는 과정일 수 있다. 다행히 이제는 여유가 생긴다. ‘그놈이다’에서 만난 연기자 주원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기도 했다.
“(박)소담이는 동기들 중 가장 학과생활에 열심이었다. 누구보다 적극적인 성격이고. 그와 비교하면 나는 그저 조용히, 무심한 척 하며 학교에 다닌다.(웃음)”
이유영은 내년에 홍상수 감독의 영화 주인공으로 다시 스크린에 나선다. 촬영은 이미 끝냈다. 어떤 역할과 장르를 맡겨도 거뜬히 해낼 것 같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정작 이유영의 꿈은 거창하지 않다. “맑고 꾸밈없고 털털한, 진짜 내 모습 같은 대학생을 연기하고 싶다”며 웃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