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석 세명대 무역학과 교수
정작 문제는 갈피를 못 잡는 파수꾼이다. 기획재정부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공정한 기업 생태계를 위협하는 독과점 문제의 해결을 강조하는 반면 집행 부처인 관세청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해외 면세점과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거위의 현재 주인 또는 앞으로의 주인을 자처하는 자들은 혼란스럽다.
면세점을 ‘황금 알을 낳는 거위’라고 했다면 그 우화의 진정한 의미부터 곱씹어 보자. 욕심을 부리면서 거위의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몇 가지 확실한 룰이 있다.
다음으로 주인의 그릇과 능력이다. 거위가 신통치 않다고 억지로 쥐어 짜내려는 자라면, 무리하게 빚이라도 내서 일단 거위부터 사고 보자는 자들이라면, 언젠가 분명 멀쩡한 거위의 배부터 가르려 할 것이다. 작은 거위라도 크게 기를 수 있고 제대로 키울 수 있는 그릇과 능력이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
주인을 바꾸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이는 가장 마지막에 생각해야 할 ‘수’이다. 오랫동안 거위를 키워 오면서 잘못한 일은 없는지 살펴보고, 잘못한 일이 있다면 확실한 경고를 주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못한다면 특혜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이고 5년으로 특허기간을 제한한 취지도 살릴 길이 없다. 다만 주인을 바꾼 뒤 필연적으로 닥치게 될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만큼은 반드시 살펴보자. 확실한 경고는 주되 그동안 거위를 키워 왔던 경험만큼은 계속 유지시킬 수 있는 그런 ‘묘수’말이다. 파수꾼이라면 응당 그러한 운용의 묘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지석 세명대 무역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