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햄 오타니 쇼헤이.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사진)는 역시 ‘괴물’이었다.
한국은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오타니를 만났다. 프로 데뷔 3년 만에 일본리그를 평정한 오타니는 이날도 선발 6이닝 동안 2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오타니의 구위는 예상 이상으로 위력적이었다. 최고 구속 161km의 빠른 직구와 140km대의 빠르고 낙차 큰 포크볼로 한국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4회초 1사 후 김현수(두산)가 첫 안타를 치기 전까지는 볼넷 하나만 내줬을 뿐 노히트노런으로 완벽하게 투구했다. 5회초 무사 1·2루서도 7번 허경민(두산)∼8번 강민호(롯데)∼9번 대타 나성범(NC)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비록 오타니 공략에 실패했지만, 한국으로선 그 속에서 얻은 교훈을 잘 살릴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에 나선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는 실전감각이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4∼5일 치른 쿠바와의 2차례 평가전에서 “빠른 공을 좀 봐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개막전부터 오타니의 빠른 공을 상대해본 만큼 타자들이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데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일본대표팀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오타니를 개막전에 이어 8강전, 결승전 선발로 일찌감치 예고해놓았다. 한국이 결승에 오른다면 개막전에서 오타니의 공을 한 차례 상대해봤기에 적절히 대비할 수도 있다. 또 이번 대회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오타니는 여러 국가대항전에서 한국이 넘어야 할 벽이다. 이번 대회에서 소문으로만 들었던 오타니의 실체를 확인한 것은 향후 우리 대표팀에 예방주사로 작용할 수도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