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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 뗀 정치인 안대희 “난 부산사람”

입력 | 2015-11-07 03:00:00

새누리 부산시당서 당원 상대 강연… 2016년 총선 해운대구 출마說 돌아




지난해 5월 국무총리 후보를 사퇴한 안대희 전 대법관(사진)이 정치적 침묵을 깨고 기지개를 켰다. 그는 6일 새누리당 부산시당 당원 교육의 강사로 나섰다. 총리 후보 사퇴 이후 18개월 만에 첫 정치적 행보에 나선 것이다. 이날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 강당에서 열린 강연에는 당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안 전 대법관은 이 자리에서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이회창 후보가 새천년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노무현 후보에게 패한 이유에 대해 “(이회창 대세론이 있던 그해) 10월 말쯤 큰 트럭으로 현금을 실어 나르는 속칭 ‘차떼기’가 일어났다. 교만해진 거다. 그것을 국민이 응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자금 수사로) 새누리당이 환골탈태해 집권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법관은 대검 중수부장 시절인 2002년 대선자금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이어 안 전 대법관은 “정치가 본래 기능을 회복해 갈등과 분쟁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과 조정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은 것과 관련해선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필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부산행을 두고 내년 4월 총선 출마 의지를 굳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기자들을 만나 “국민이 원한다면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그가 분구 가능성이 높은 부산 해운대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안 전 대법관은 이날 강연에서 “나는 부산 사람이다. 부산 사람이 서울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며 부산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모교인 부산중학교에서도 강연했다.

경남 함안이 고향인 안 전 대법관은 부산중학교 3학년 때 서울로 전학했다. 검사 시절엔 부산동부지청장과 부산고검장을 지내는 등 부산에서만 네 차례 근무했다. 일각에선 안 전 대법관의 ‘정치적 무게’를 감안해 여권이 불리한 험지에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안 전 대법관은 7월 초 ‘같이 함께’라는 공익재단도 설립했다. 총리 후보 사퇴 당시 고액 수임료 11억 원이 논란이 되자 약속한 사회 환원을 실천한 것이다. 정치 행보에 앞선 주변 정리로 풀이된다.

안 전 대법관은 여권 내 인맥이 많다. 법조계 출신인 새누리당 진영 의원을 비롯해 이주영, 박민식 의원 등과 막역한 사이다. 총리 후보 지명 전까지 박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안 전 대법관을 이날 당원 교육 강사로 초빙한 이도 박 의원이다.

안 전 대법관은 현기환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지난해 11월 설립한 ‘사하경제포럼’의 고문도 맡고 있다. 현 수석이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때다. 안 전 대법관은 사하경제포럼 1주년을 맞아 이달 말 다시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안 전 대법관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도 친분이 두텁다. 그의 국회 입성이 2017년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