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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 반대 늘어도 野지지율 추락… 4일만에 농성 접어

입력 | 2015-11-07 03:00:00

[역사교과서 국정화]
9일부터 예결위 등 국회 정상화




5일 밤, 국회 밖에서 저녁 식사 중이던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발신자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새정치연합 간사인 안민석 의원이었다. 안 의원은 “새누리당과 국회 예결위 일정을 잡으려는데 언제가 좋겠느냐”고 물었다. 이 원내대표는 상의 끝에 “6일 의원총회에서 국회 복귀가 결정될 테니 이날 오후 3시 정도가 어떻겠느냐”고 답했다.

○ 농성은 6일 풀되 국회 복귀는 9일에

그러나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회 밤샘 농성은 6일 바로 풀되 국회 복귀 시점은 9일로 늦추기로 결정했다. “당장 예결위에 복귀하는 건 등 떠밀리듯 들어가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국회 복귀를 선언하면서도 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농성에 대한 여론의 역풍을 의식해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인 셈이다.

당 지도부가 국회 복귀 시점을 주말 이후로 늦춘 데는 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문화제’도 작용했다. 이 행사에는 문재인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그날이 오면’, ‘상록수’를 직접 피아노로 연주했다. 다만 지도부의 장외투쟁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했던 안철수 의원은 문화제에 불참했다.

○ 8일 원내대표 회동에서 안건 조율

새누리당이 요청한 국회 본회의 10일 개최 여부는 8일 양당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통해 총 15개에 달하는 안건 조율에 나섰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은 “서로의 견해차를 좁혀 합의 수준에 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춘석 새정치연합 원내수석은 “우리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관련, 누리과정 관련 지방교육재정법 시행령 문제, 한국형전투기(KFX) 사업 등에 대해 국정조사를 요구했는데 새누리당은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하자고 대답했다”며 “인식의 차가 컸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또 여당 단독으로 진행된 예결위 심사는 인정할 수 없다며ㅊ  강도 높은 예결위 심사를 예고했다. 다만 여야는 경제민주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 등에 관한 법률을 중점 심의할 ‘경제민주화·민생안정 특별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 국정화 반대 여론 높은데 당 지지율은 떨어진다?

국정화 반대 여론은 높아지지만 반대 투쟁에 나선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떨어지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6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11월 1주 차 여론조사 결과 국정화 반대 여론은 53%로 10월 2주 차(42%)에 비해 11%포인트나 높아졌다. 반면 새정치연합의 정당 지지율은 20%로 2주 전에 비해 2%포인트 떨어졌다. 2월 문 대표가 취임한 뒤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당내에선 “당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지면 문 대표의 입지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당 지지율 추락이 문 대표의 지지 기반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대통령과 여당에 반대하는 국민을 야당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장 다음 주중 의원총회부터 문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노(비노무현) 진영에서 본격적으로 문 대표 퇴진론을 꺼내 들 가능성이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문 대표가 미뤄 놨던 공천 룰 등 숙제들을 이제부터 풀어야 한다”며 “역사 교과서 이후가 문 대표에게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홍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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