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발생한 전남 해남 두륜산 케이블카 운행 중단사고의 ‘범인’은 다름 아닌 쥐 2마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6일 전남 해남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승객 구조작업이 끝난 뒤 케이블카 전망대 옆 기계실에서 진행된 현장감식 때 어른 주먹 크기의 쥐 2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쥐 사체는 자동안전개폐장치가 들어있는 높이 2m, 폭 60㎝ 크기의 배전상자 안에 있었다. 2마리 가운데 1마리는 몸통이 검게 그을려 있었고 나머지 1마리는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자동안전개폐장치는 전기공급이 중단될 경우 자체 발전을 해 케이블카를 운행하게 하는 시설로 330V의 전기가 흐른다.
경찰은 쥐들이 배전상자 구멍을 통해 안에 들어간 뒤 피복이 벗겨진 개폐장치 전선을 이빨로 갉거나 폭 15㎝정도의 좁은 기계 사이를 지나다 감전을 일으켜 케이블카가 멈춘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후 업체 측이 자동안전개폐장치를 교체하자 케이블카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쥐 2마리의 사체와 고장 난 자동안전개폐장치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쥐 2마리가 일으킨 누전사고를 과학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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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