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를 통해 외국인선수를 영입하는 제도를 도입한 2015~2016시즌 V리그의 여자부가 달라졌다. 1라운드 기록으로도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다. IBK기업은행 외국인선수 맥마혼(왼쪽)이 지난달 20일 KGC인삼공사전 도중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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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리그 1라운드 여자부 결산
외국인선수 공격 점유율·성공률 감소
토털배구 등 팀별 공격옵션 변화 다양
2015∼2016시즌 V리그 여자부의 키워드는 ‘변화’와 ‘적응’이다. 드래프트를 통한 새 외국인선수 영입으로 많은 것이 달라져야 했다. 그에 따라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롭게 많은 것을 준비했던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 1라운드 1·2위를 차지한 것은 상징적이다. 새 외국인선수제도 하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기록으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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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예상했던 결과였다. 1라운드 외국인선수의 공격점유율과 성공률 모두 지난 시즌보다 떨어졌다. 점유율은 48.41%에서 41%로 감소했다. 새 외국인선수제도가 ‘몰빵 배구’를 지양해 국내선수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면 어느 정도 성공했다. 연봉 대비 효율성으로만 따지면 성공적이다. 지난 시즌 폴리의 팀이었던 현대건설(52.66%→34.41%)의 변화가 가장 컸다. GS칼텍스(41.22%→32.17%)는 6개 구단 중 점유율이 가장 낮았다. 도로공사는 51.74%→42.85%, 인삼공사는 54.56%→52.67%, 흥국생명은 45.76%→41.54%로 소폭 줄었다. 국내선수가 탄탄한 IBK기업은행만 44.06%→44.25%로 변화가 거의 없었다.
1라운드 외국인선수의 공격성공률도 지난 시즌 40.55%에서 올 시즌 37.65%로 떨어졌다. 수비형 에밀리를 선택한 현대건설은 45.74%→36.07%로 변화폭이 컸지만, ‘토털배구’ 덕분에 플레이가 탄탄해졌다. 레프트 테일러를 선택한 흥국생명도 42.59%→36.80%로 줄었지만, 다른 곳에서 상쇄하고 있다. 1라운드 공격성공률 ‘톱3’는 IBK기업은행 맥마혼(39.85%), 도로공사 시크라(39.77%), GS칼텍스 캣벨(37.66%)이다.
● 팀마다 공격 옵션의 변화를 선택했다!
외국인선수의 능력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부문은 백어택이다. 지난 시즌보다 10% 이상 줄었다. 이를 어떤 옵션으로 돌리느냐는 감독의 역량이다. 현대건설은 오픈공격과 백어택이 나란히 10% 감소했지만, 시간차공격과 퀵오픈으로 만회했다. 성공률이 15% 이상 높아져 양철호 감독이 선택한 토털배구가 옳았음을 확인시켰다. 도로공사는 8% 줄어든 백어택 대신 오픈공격과 퀵오픈이 상승했다. 이동공격과 연결에 많은 투자를 한 흥국생명은 주전 세터 조송화가 초반에 결장한 바람에 공격 패턴에 큰 변화는 없었다. 조금 지나봐야 변화가 드러날 전망이다. GS칼텍스 이선구 감독은 캣벨의 다양한 능력을 이용한 공격 옵션을 준비했지만, 부상과 세터와의 호흡으로 애가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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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대를 주름잡는 외국인선수의 강한 서브가 올 시즌 사라졌다. 27연속경기 서브 신기록을 세웠던 도로공사 문정원도 안타깝게도 올 시즌 출전이 어렵다. 새 외국인선수 가운데 스파이크 서브를 때리는 선수는 없다.
이런 조건들이 모여 리시브에 변화를 만들었다. 지난 시즌 1라운드에 비해 성공 수치가 많아졌다. 도로공사(6.00→9.611개), 인삼공사(7.316→9.176개), IBK기업은행(6.944→8.611개), 현대건설(7.048→7.318개), GS칼텍스(7.20→7.80개)의 세트 평균 리시브 성공이 늘었다. 도로공사는 ‘월드리베로’ 출신 이호 감독의 지도 효과 덕분인 듯 큰 성과를 냈다. 유일하게 줄어든 팀은 흥국생명(8.056→7.905개)이다. 테일러에게 리시브 대신 공격 역할을 높인 것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 랠리는 늘고 네트터치는 많아지고 경기시간은 변화가 없다!
올 시즌 1라운드 14경기에서 나온 총 랠리는 1만8818개. 지난 시즌의 1만8574개보다 많아졌다. 랠리가 늘었다는 것은 공격성공률이 떨어져 쉽게 끝내지 못했다는 것과 리시브와 디그가 많아지면서 수비가 잘 받아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팀별로 편차가 크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에 비해 경기당 120개가 늘었다. 인삼공사는 100개, 도로공사는 70개, 현대건설은 45개 늘었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20개, GS칼텍스는 17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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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