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이반도 거점 IS 이집트 지부 “러, 학살의 대가 치르게 될 것”… 트위터에 추락 동영상 올려
러시아 여객기 추락 직후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이 격추했다며 공개한 동영상에 나오는 격추 직후 장면(위쪽 사진)과 화염에 휩싸여 추락하는 비행 물체의 장면. IS 배포 동영상 캡처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사고 직후 “우리가 러시아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집트와 러시아 측은 이를 일축했다.
사고 직후 IS 이집트 지부인 시나이 프로빈스의 트위터 계정에는 ‘여객기는 우리가 격추시켰다’는 글과 함께 비행기가 연기를 피우며 추락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IS는 “러시아는 IS에 대한 학살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러시아 여객기의 십자군을 모두 죽였다”고 주장했다. 영상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고 지점인 시나이 반도가 IS의 근거지라는 점에서 아랍 국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데이비드 르몽 글로벌항공 편집장은 영국 일간 가디언을 통해 “시나이 반도의 IS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대공미사일(MANPADS)은 가장 높이 쏠 수 있는 높이가 1만 피트로 추락 전 사고기의 순항고도인 3만1000피트(약 9450m)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위스 국제무기조사기관 스몰암스서베이에 따르면 IS는 지난해 8월 시리아 락까를 점령하면서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을 탈취했다. 이 무기는 당초 헬기나 저공 저속 항공기 공격 대응용으로 개발됐으나, 테러단체에서 부품을 바꾸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여객기 내에 폭발물이 있었거나 비상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추던 과정에서 미사일에 맞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기는 추락 당시 구조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과 전문가들은 ‘기체 결함’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