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넘어 사회서 한몫 한다는 정체성 필요… 눈에 보이는 것에 파묻히면 소중한 걸 잊어”
1급 시각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공인재무분석사(CFA)를 따고 미국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에서 근무해 온 신순규 씨(48·사진)의 말이다. 신 씨의 얘기를 담은 에세이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판미동)의 간담회가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렸다.
“‘dis’라는 글자를 없애려면 ‘D.I.S’를 갖춰야 합니다. ‘결심(Determination)’ ‘정체성(Identity)’ ‘기술(Skill)’이죠. 장애인이란 정체성에 함몰되기보다 ‘사회에서 한몫을 하는 1인’이란 정체성을 앞세워야 해요.”
“볼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지만 시력이 항상 도움이 되는 건 아니에요. 눈이 주는 정보가 너무 많다 보니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많아요. 장애인 성공 스토리를 자랑하려 책을 쓴 건 아닙니다. 눈으로 보이는 화려한 삶 속에 파묻혀 인생에서 진짜 소중한 것을 잊지 말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