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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상봉]北이 선정한 상봉단 ‘인텔리’ 다수

입력 | 2015-10-21 03:00:00

수학자 조주경씨 부인, 동생 만나… 北요원 앞에서 훈장 자랑한 가족도




북한의 최고 수학자로 알려진 고 조주경 씨(1931∼2002)의 부인 임리규 씨(85)는 20일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장에서 한국의 동생 학규 씨(80), 조카, 시동생을 만났다.

조 씨는 전 김일성종합대 교수로 최고의 과학자에게 주어지는 ‘인민과학자’ 칭호를 받은 북한 수학계의 거두로 알려져 있다. ‘확률 적분방정식’, ‘해석수학’ 등 북한 수학 교과서와 참고서 50여 권을 집필했다고 한다. 조 씨는 서울대에 다니다가 6·25전쟁 당시 월북했다. 그는 2000년 8월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 서울에서 어머니와 상봉하는 감격을 누렸다. 15년이 흘러 이번에는 조 씨의 부인 임 씨가 한국의 가족을 만났다. 학규 씨는 임 씨에게 “많이 안 늙으셨어, 누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번 상봉 행사에 나온 북한의 이산가족들은 북한에서 받은 훈장 등을 남측 가족들에게 꺼내 보이면서 안정적인 지위를 누리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산가족 상봉은 20∼22일 행사처럼 북한의 가족이 한국의 가족을 찾는 행사와 24∼26일 행사처럼 한국의 가족이 북한의 가족을 찾는 행사로 나뉜다. 북한의 가족이 한국의 가족을 찾는 행사 때에 북한은 자신들이 한국 측에 보여주고 싶은 이들을 상봉자로 선정한다.

한국의 오빠 김남규 씨(96)를 만난 북한의 남동 씨(83)는 평양의학대를 졸업해 의사로 활동했다고 했다. 스스로 “북측의 인텔리 가족”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북한의 홍길연 씨(43)는 자신이 가져온 김일성 김정일 그림이 박힌 노동대회 참가장을 한국 측 가족이 안 보이게 덮어두자 이를 보이도록 다시 꺼내기도 했다. 홍 씨가 아버지 홍대균 씨(83)가 받은 훈장을 한국의 가족들에게 설명하자 북한 안내원들이 미소를 지으며 구경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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