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최근 세계 15개국 10∼12세 어린이 5만여 명을 대상으로 어린이의 삶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 어린이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롭다고 느끼지만 삶의 만족도는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성인의 삶의 만족도는 7위였다. 이 결과가 국가별 어린이들의 실제 삶을 그대로 반영했는가는 확신할 수 없지만 한국 어린이들의 낮은 만족도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안이다. 특히 우리 어린이들이 평가한 낮은 만족도가 혹여 키워지고 길러져서 그런 것은 아닌지 고려해야 한다. 스스로 의견을 밝히고 결정하는 데 참여하고 체험하면서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고려하는 삶에서 대다수는 만족하고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어린이나 청소년이라고 그렇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스스로 자라는 기회를 더 많이 누렸다고 청소년들이 기억하는 것은 스스로의 삶의 만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행복한 사회가 되는 일에도 도움이 된다. 청소년에게 다양하고 많은 기회를 줘 스스로 선택하고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사회. 어른들은 단지 보다 큰 울타리를 만들어 주고 그런 경험을 더 넓혀나가도록 마음을 쓰고 행동으로 지원해야 한다.
잘 가꾼 분재와 꽃꽂이는 가꾼 이와 보는 이를 기쁘게 하지만 그 생명력은 약하다. 스스로 자라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것처럼 청소년들도 자라는 경험을 통해 삶의 충만함을 경험할 수 있고 행복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청소년, 그들은 오늘도 자라야 한다.
노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