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 영화 시장은 돈(투자)은 넘치는데 좋은 시나리오와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한국의 숙련된 기획력, 스토리텔링 능력이 필요하죠.”
영화, 드라마 등 문화콘텐츠 업계에서 중국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동시에 중국에 한국 고유의 기획·제작 인력과 노하우가 유출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5일 오전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필름마켓에서 만난 유영호 화책유니온 대표(42)는 “한국 영화산업이 지금까지 내수 시장의 확장을 통해 성장해왔지만 여전히 제작비 100억 원만 넘어도 손익분기점을 걱정해야 한다”며 “중국 시장을 통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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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는 “한국의 문화콘텐츠 유행 흐름을 중국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화려한 영상미의 단순 로맨틱코미디, 멜로가 대세였다면 앞으로는 한국에서 4,5년 전부터 유행하는, 짜임새 있는 줄거리의 복합장르물이 중국에서 히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현재 만화가 강풀 원작의 웹툰 ‘마녀’를 중국판과 한국판으로 동시 제작해 개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중국 시장 진출에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분신사바’ 시리즈(중국 제목 ‘필선’)로 중국에서 흥행몰이를 한 안병기 감독님은 중국 공포영화를 섭렵하고 중국의 심의규정을 잘 알고 있었죠. 그런 이해가 흥행의 발판이 된 겁니다.”
유 대표는 또 “중국 시장은 한때 세계 최대 예술영화 생산국이었다.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에 대한 포용력을 갖고 있고, 예술영화 시장 규모도 훨씬 크다”며 “국내 저예산·독립영화계에도 활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만추’는 중국에서 2012년 개봉해 6500만 위엔(당시 환율로 약 100억 원)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김기덕 감독은 차기작 ‘무신’(가제)을 중국에서 준비 중이다. 제작비는 약 350억 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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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