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그러나 다소 아쉬운 점은 ‘문화가 있는 날’ 지원 정책 중 책이나 출판과 연계된 행사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영화, 공연 등 모든 유형의 문화 콘텐츠는 스토리텔링에서부터 시작된다. 스토리가 없는 문화 콘텐츠는 존재하지 않는다.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어떤 형태로 담아내느냐에 따라 수만 가지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스토리 생산의 모체는 책, 곧 출판에서 비롯된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독서운동과 출판문화산업 진흥에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관심 가져 주기를 바란다.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영화관을 찾은 대통령에 관한 기사를 읽으며, 서점을 방문했다면 이 또한 얼마나 훈훈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는 2013년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도서전 현장에서 구매한 책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실감한 바 있다.
1945년 광복과 독립을 자신의 생명보다 귀하게 여겼던 백범 김구 선생의 소원은 우리 민족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높은 문화의 힘’을 갖게 되는 것이었다. 이는 생각을 키워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진정한 독립정신의 의미였다. 그로부터 70년, 2015년 대한민국의 오늘은 어떠한가. 과연 우리는 문화의 힘을 가진 민족이 되었는가. 과연 문화 창달의 근원인 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민족이라 말할 수 있는가!
책 문화 축제의 장인 ‘2015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는 이 가을, 다시 한번 이번 도서전의 캐치프레이즈인 ‘출판! 광복 70년을 읽고, 미래 100년을 쓰다’의 의미를 되새겨 볼 일이다.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