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가 추석 연휴 선보인 특집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화제를 모은 SBS ‘심폐소생송’은 음악을 듣는 재미로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정규 편성 요청을 받고 있다. 원곡자와 함께한 숨은 주인공 옥주현·이영현·정인·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SBS
방송 이후 시청자로부터 편성 요청 쇄도
‘전현무쇼’ ‘위대한 유산’도 반응 성공적
성적(시청률)은 미미하지만, 반응은 뜨겁다.
지상파 방송 3사가 ‘대목’으로 불리는 명절 연휴에 또 다시 프로그램 하나씩 건져 올렸다. MBC ‘복면가왕’ ‘마이 리틀 텔레비전’, SBS ‘아빠를 부탁해’ 등 올해 설 연휴처럼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없었지만, 시청자의 호평을 이끌어낸 프로그램은 여럿이다. 각 방송사는 시청자 반응에 기댄 정규 프로그램 편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심폐소생’된 파일럿은?
추석 연휴 방송된 파일럿 프로그램은 10여개다. 그 가운데 26일과 28일 방송한 SBS ‘심폐소생송’(5.1%)은 방송 이후 시청자로부터 정규 편성 요청을 받고 있다. 인기 요소인 음악과 추억을 버무린 ‘심폐소생송’은 잘 알려지지 않은 노래를 원곡자와 출연자가 함께 부르며 해당곡의 숨은 매력을 다시 끄집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연의 틀에서 벗어나 편안히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며 노래를 살려냈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음원은 멜론, 올레뮤직 등 차트에도 올라 있다.
MBC는 가장 명절다운 성격으로 가족 시청자를 잡았다. 28일 ‘위대한 유산’(6.8%)은 스타와 그 가족이 함께하면서 다시 한 번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김태원과 아들, 래퍼 산이와 아버지, 에이핑크 보미와 어머니는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누며 시청자에게 진한 감동을 안겼다.
● 정규 편성 여부도 주목…명절 연휴는 시험대?
방송사들은 봄과 가을, 두 차례 프로그램 정규 개편을 단행한다. 직전 명절 연휴가 바로 그 시험대다. 방송사들은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정규 편성하기에 앞서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 파일럿을 선보여 다양한 시청층을 대상으로 반응을 엿본다. 파일럿은 1∼2회 분량의 프로그램을 시험으로 제작해 방송 후 반응에 따라 정규 편성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견본이다.
따라서 제작진에게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더욱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승부할 수 있는 기회다. MBC의 경우 신예 PD들에게 연출 기회를 주기도 한다.
파일럿 프로그램은 요일이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방송하지만 정규 편성을 달성해야만 한다는 부담감도 덜하다. 정규 편성이 결정된다면 최고의 성과이지만, 무산된다고 해서 실패감이 큰 것은 아니다. 최대 성공작은 2013년 추석 연휴 때 선보인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