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DNA 채취… “11개월 지나 실효성 없어” 지적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차녀 현경 씨(32·대학교수)가 24일 검찰에 출석해 마약 투약 여부를 조사받았다.
결혼 전 남편 이모 씨(38)의 자택에서 발견된 주사기를 사용한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 달라는 취지지만, 검찰이 특정 인사 관련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조사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서울동부지검은 이날 오후 4시간여 동안 현경 씨의 유전자(DNA) 정보와 머리카락을 채취하고 필요한 사항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김현경 씨를 상대로 관련 조사를 실시했고 통상 절차에 따라 감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경 씨는 남편 이 씨와 결혼 전에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되자 “나를 조사해서 마약 혐의가 있다면 처벌해 달라”는 진정서를 17일 검찰에 제출했다.
문제는 현경 씨를 조사하더라도 주사기 10여 개의 실제 사용자를 규명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주사기를 압수한 지 이미 11개월여가 지나 관련 증거나 진술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주사기에서 검출된 DNA와의 대조는 가능하지만, 모발 감식은 시간이 많이 흐른 데다 개인에 따라 감식 결과가 천차만별이어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은 당시 이 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여성 연예인 L 씨를 최근 소환 조사했으나 DNA가 일치하지 않는 등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장관석 jks@donga.com·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