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로 꼽히는 삼성 이승엽도 오르지 못한 대기록의 달성 순간. 넥센 박병호가 21일 마산 NC전 4회초 이태양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50호 홈런을 터트린 뒤 타구의 궤적을 쫓고 있다. 이 한방으로 박병호는 KBO리그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 고지에 올랐다.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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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이태양 상대로 130m 선제 솔로포
1. 이승엽도 못이룬 2년 연속 50홈런
2. 한국프로야구 34년 사상 첫 금자탑
넥센 박병호(29)가 2년 연속 50홈런의 금자탑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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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서 역대 한 시즌 50홈런은 4차례밖에 없었다. 이승엽이 1999년과 2003년 각각 54홈런과 56홈런을 터트렸고, 심정수(당시 현대)도 2003년 이승엽과 홈런왕 경쟁을 벌이며 53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병호가 2014년 52홈런을 치며 횟수로는 4번째, 선수로는 3번째로 50홈런 타자 반열에 올랐다.
박병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0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는 한국프로야구 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로 평가 받는 이승엽도 해내지 못한 대기록이다.
넥센 심재학 타격코치는 박병호에 대해 “홈런을 치기 위해 타고난 선수”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승엽은 자신의 뒤를 이을 홈런왕으로 주저 없이 박병호를 꼽는다. 박병호 스스로는 “이승엽 선배는 감히 나와는 비교할 수 없는 대단한 타자”라고 고개를 숙이지만,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하면서 이승엽의 뒤를 잇는 거포로 확실하게 인정받게 됐다.
박병호는 이날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하기 직전 “마음속에 숫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열심히 하자는 생각만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2년 연속 50홈런은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홈런으로 치고 싶다. 팀이 지면 기록을 세워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 팀이 이길 때 칠 수 있다면 그때 기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팀의 4번타자다운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의 말을 지키겠다는 듯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팀의 4-1 승리를 이끄는 선제 결승 솔로홈런을 치며 스스로 신기록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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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