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서 29거래일 연속 5조5000억원어치 팔아 유로존 위기로 유럽계 자금이 주도… 전문가들 “추가 매도세 크지 않을 것” 美 금리인상 여부가 변곡점될 듯
외국인 투자가들의 국내 증시 이탈이 29일째 이어지면서 외국인의 ‘셀 코리아’ 행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5일 이후 29거래일 연속 약 5조5000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세계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33거래일 연속 매도 이후 가장 긴 순매도세다.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전망과 미국의 금리인상 변수 등으로 당분간 매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8월 한 달간 외국인 투자가들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합계 3조9000억 원어치를 팔아 월간 기준으로 2년 2개월 만에 순매도 최고액을 기록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외국인 매도세를 주도하는 건 유럽계 자금이다. 유로존 위기 등으로 유럽자금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2015년(7월 말 현재) 연도별 외국인 순매수 추이에서 미국과 아시아계 자금은 순매수 기조를 이어왔다. 유럽계 자금은 순매도와 순매수를 반복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연장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유럽계 자금이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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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6, 17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변수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 결정이 외국인 자금이탈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병현 연구원은 “한국은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 경제 기초체력이 안정적이고, 주가도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 싼 편”이라며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국내 증시의 추세적 반등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