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구세주’ 1군 제외 미스터리 타격 훈련 등 돌출 행동 구설수… 김성근 감독의 ‘길들이기’ 관측 속 “무리해서 휴식 차원 뺀 것” 설명도 2016년 재계약 관련 갖가지 추측도
지난달 23일 KIA와의 광주 방문경기를 앞두고 한화 로저스가 타격연습을 하고 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로저스가 입국할 당시 “2군에 내려가는 것 없이 바로 선발 기용할 것”이라며 무한 신뢰를 보였던 한화 김성근 감독의 태도도 사뭇 달라졌다. 김 감독은 “로저스가 3일 2군에서 한 경기 뛰어보고 1군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로저스의 실전 감각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 하지만 지난달 22일까지만 해도 “국내외 선수를 통틀어 최고다. 알면서도 못 치는 게 로저스의 공”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던 김 감독이었다. 한화 입단 후 로저스는 뛰어난 기량에 동료들과의 끈끈한 친화력까지 지녔다는 찬사를 들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타격 훈련을 하는 등 돌출행동으로 눈총을 사고 있다.
구세주처럼 등장한 로저스의 갑작스러운 엔트리 말소 이후 김 감독은 4일 연속 경기 전 인터뷰까지 거절했다. 감독이 ‘말 못할 무언가’가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들이 쏟아진 까닭이다. 심판과 판정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더니 강판 후 더그아웃에서 글러브를 집어던지는 등 분위기를 흐린 로저스를 잡기 위한 김 감독 특유의 예방조치라는 관측이 가장 힘을 얻고 있다. ‘로저스 길들이기’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한화 관계자는 “로저스야 욕심이 나니 자꾸 던지려고 한다. 계약에 옵션도 있을 거고 내년 계약에 대비해서 실력 과시도 해야 되고.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감독님은 로저스가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닌가 하고 여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 감독 역시 “던질 상황이 아니었다. (로저스를) 엔트리에 남겨두면 공을 던지고 싶어 할 거고 우물쭈물할 바에야 제외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치던 로저스는 등판을 거듭할수록 위력이 떨어지고 있다. 컨디션 저하에 구질이 상대팀에 간파당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로저스에 대해 김 감독이 보여 줄 신의 한 수가 무엇일까. 5위 경쟁이 뜨거운 시즌 막판 프로야구에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또 하나 떠올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