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과 포격전에 대해 유감 표명을 했다. 이는 군사적 도발에 대해 북한이 사과 또는 유감 표명을 한 다섯 번째 사례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체제 들어서는 처음이다.
가장 최근 북한의 유감 표명은 2002년 6월 29일 일어난 제2연평해전에 대한 것이었다. 북한은 그해 7월 25일 남북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로 전화통지문을 통해 우리 측 수석대표에게 “얼마 전 서해 해상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무력 충돌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남 쌍방은 앞으로 이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유감 표명이 아닌 사과를 한 것은 1972년 5월이다.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등 31명의 무장간첩이 청와대를 기습한 사건에 대해 북한 김일성 주석이 비밀리에 방북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대단히 미안하다”고 한 말한 것. 다만 김 주석은 “우리 내부 좌경 맹동분자의 소행”이라고 해 직접적인 책임은 인정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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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9월 18일 강릉 무장공비 침투 사건에서 북한은 이례적으로 구체적으로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 6일 뒤 북한은 무장공비들이 정상적인 훈련 중에 좌초됐다고 잡아뗐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그해 12월 외교부 명의로 유감을 표시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