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청년일자리 화답] 삼성, 3만명에 일자리-직업훈련
그동안 대기업들은 직접 고용 인원을 늘리는 것을 꺼렸다. 기업이 정규직 1명을 고용하려면 일시적인 시설 투자와 달리 수십 년간의 인건비 상승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9.4%로 10명 중 1명은 실업자인 심각한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 잇따라 고용 창출 방안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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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고용으로 이어지는 인턴십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삼성 고용 디딤돌’은 삼성 협력사 취업 희망자 3000명에게 직업 훈련과 인턴십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3개월은 삼성 계열사에서 직무교육을, 3개월은 협력사에서 인턴십을 거친 뒤 삼성 협력사 채용으로 연계한다. 직무교육과 인턴 기간 급여(월 150만 원)는 모두 삼성이 부담한다. 특히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을 거쳐 협력사에 4년 이상 근무할 경우 삼성 계열사 경력 사원으로 지원할 수 있게 해 고용 디딤돌이 고용 사다리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실제 영업 현장에서 3개월간 뛰어 볼 수 있는 청년 인턴 일자리 4000개도 신설한다. 전자제품 및 금융 상품 영업 인턴을 2000명씩 선발해 전국 지점에서 직업 체험을 시키고 우수 인력은 실제 채용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비(非)전공자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전환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30개 대학과 20개 전문대에서 6400명 규모로 확대해 운영한다. 아울러 대구·경북지역 30개 대학과 협력해 향후 2년간 5000명에게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한 창업 교육을 제공하기로 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고용과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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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은 양질의 일자리 만들고 정부는 성장 도와야
그동안 그룹들이 밝힌 청년 실업 대책은 신입 사원 확대 같은 직접 고용과 인턴십, 협력업체 취업 지원 등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이 혼재돼 있다. 이 때문에 주요 그룹들이 밝힌 대책이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로 제대로 이어질지는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대졸 출신의 고학력자 실업 문제가 가장 심각한데 대기업들이 내놓는 일자리 대책 중 일부는 직접 고용이 아닌 협력사 및 인턴 일자리”라며 “대기업들이 직접 고용을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 성장→고용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규제 철폐 등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좀 더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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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jhk85@donga.com·강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