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고가 디저트 열풍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있는 ‘라메종뒤쇼콜라’ 매장 전경. 신세계백화점 제공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치품이라면 샤넬의 핸드백, 프라다의 지갑 등이 주였지만 최근에는 디저트 분야로까지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디저트의 본래 의미는 ‘식사를 마친 후 간단히 입을 정돈한다.’ 요즘엔 소비욕구를 채워주는 달콤한 주역으로도 관심받고 있다.
●디저트도 우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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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쿠르 구르몽드의 비스킷 선물세트 모습. 비스킷을 담고 있는 케이스도 프랑스에서 수입한 것이다. 프랑스적인 색감과 무늬를 가지고 있는 과자 케이스만 따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있을 정도로 인기다. 롯데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 압구정점과 무역센터점에 입점돼 있는 ‘피에르 에르메 파리’는 마카롱계의 샤넬이라 불릴 정도로 값비싼 마카롱이다. 마카롱은 프랑스 전통 과자로 형형색색의 색깔과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아시아에서는 도쿄, 홍콩에 이어 지난해 8월 서울에 세 번째 매장이생겼다. 그만큼 프랑스 본사에서도 한국의 고가 디저트 시장의 성장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뜻이다.
이곳의 마카롱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색깔과 달지 않은 맛으로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마카롱은 한 개에 4000원으로, 피에르 에르메의 월 평균 매출은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 각각 월 2억5000만 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이곳은 백화점 식품관 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라 쿠르 구르몽드의 누가 선물세트. 롯데백화점 제공
인테리어는 프랑스 현지 매장을 그대로 본 따 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타일 한 장에서부터 가구 제작까지 매장을 꾸미는 모든 부분을 프랑스 본사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만든 쇼핑백과 위생장갑도 사용한다. 백화점 내 작은 프랑스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곳에서는 캐러멜을 100g당 6900원에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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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 브랜드 ‘피에르 에르메 파리’의 선물세트. 현대백화점 제공
●고가 디저트, 작은 사치와 추억 사이에서
요즘 젊은 세대들은 왜 밥 한 끼 가격과 맞먹는 고가 디저트를 선호하는 것일까.
장 씨는 “페이스북에서 남들이 고급 수입차나 옷, 가방 등으로 자랑할 때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며 “디저트는 비싸다고 해봤자 몇 만 원 선이기 때문에 일상생활 속에서 사치품을 소비하고 있다는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 소비심리는 위축됐지만 사고자 하는 욕구는 그대로 남아 다소 비싸더라도 자기만족과 행복을 느끼려는 ‘작은 사치’ 심리가 젊은층 전반에 퍼져있는 것이 최근 고가 디저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작은 사치’의 심리 뿐 아니라 디저트를 맛보면서 다른 나라의 문화와 그에 얽힌 추억까지 소유하고 싶다는 바람도 고가 디저트를 구매하는 이유 중 하나다. 프랑스 파리에서 2년간 어학연수를 했던 이모 씨(30·여)는 “일부 디저트 매장은 현지 매장과 인테리어까지 완전히 똑같아 그곳을 방문해 디저트를 먹을 때마다 예전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고 말했다. 고가 디저트가 과거의 추억을 연결해주는 통로 역할까지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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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