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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총수공백 끝낸 SK “경제활성화 매진”

입력 | 2015-08-14 03:00:00

광복절 특사 SK-재계 표정




재계 3위 SK그룹이 ‘오너 공백’의 짐을 덜어냈다. 14일 새벽 2년 7개월 만에 석방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식 경영 복귀 시점은 미정이지만 사면과 복권이 동시에 이뤄짐으로써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SK그룹으로서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신성장동력 발굴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은 13일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진 뒤 “국민의 바람인 국가 발전과 경제 활성화에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회의를 열고 “경영 공백을 조기 해소하고 고용, 투자 등 국가 경제에 기여할 방안을 적극 추진하자”고 결의했다.

○ 책임경영 위한 복귀 시점 주목

최 회장이 언제 경영에 공식 복귀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K그룹 관계자는 향후 일정에 대해 “최 회장은 일단 모처에 머물며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구속되기 직전인 2012년 12월 계열사 사장단협의회 성격이었던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6개 위원회를 갖춘 별도 조직으로 출범시켰다. 동시에 자신이 맡고 있던 의장직을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현 SK이노베이션 회장)에게 맡겼다. 최 회장은 당시 “전략적 대주주로서 해외 자원 개발 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이 업무에 복귀하더라도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기보다는 글로벌 기업 CEO 등 각국 주요 인사들과의 관계 회복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이번 사면 복권은 SK그룹이 ‘경제 살리기’에 제대로 역할을 해 달라는 정부의 주문인 만큼 늦어도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1, 2개 계열사 CEO를 맡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책임경영 차원이라면 이달 1일 출범한 SK㈜(SK C&C와 SK㈜ 합병 법인)의 CEO가 가장 유력하다. 최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위에 있는 SK㈜의 최대주주다. 특히 SK㈜는 탄탄해진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바이오사업을 에너지, 이동통신, 반도체에 이은 제4의 성장동력으로 키울 방침이다. 국내외 바이오회사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사령탑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현재 그룹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으로 투자 여력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5조 원대, 올해 6조 원 수준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던 SK하이닉스는 이미 5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결정하고 최 회장의 최종 재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으로서는 사면 직후 경영에 바로 복귀하기에는 부담이 있지만 경제 활성화에 대한 책임이 크다는 점에서 고민을 거듭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3년간의 암흑기 탈출 기대

SK그룹은 2013년 1월 최 회장 구속 이후 M&A 등을 통한 사업 확장에 번번이 실패했다. SK E&S의 STX에너지 인수 철회,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 계획 백지화(이상 2013년), SK에너지의 호주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 지분 인수 포기(2014년), SK네트웍스의 KT렌탈 인수전 고배, 시내 면세점 사업권 입찰 탈락(이상 2015년) 등이 대표적이다. 그룹 전체 투자액도 2012년 15조1000억 원에서 2013년 13조 원으로 뚝 떨어졌고 지난해에도 14조 원에 그쳤다.

실적도 나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5조 원, 올해 상반기(1∼6월) 3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나머지 주요 계열사들은 오히려 역(逆)성장했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13개 주요 상장사(SK하이닉스 제외)들의 영업이익은 2012년 전년 동기 대비 ―31.9%, 2013년 ―1.2%, 지난해 ―41.1%로 3년 연속 전년보다 감소했다.

최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 2012년 10월 태국과 말레이시아를 직접 찾으면서 의욕을 보였던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평소 큰 관심을 보였던 자원개발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도 높다.

○ 예상 밖 소폭 사면에 아쉬운 반응도

재계에서는 최 회장을 포함한 경제인 사면을 환영하면서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 3부자(父子) 등 다른 총수 일가들이 제외돼 아쉬워하는 모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에 경제계가 앞장서 달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국무역협회는 “국민 대통합과 경제 재도약을 위해 대폭적인 사면을 기대했으나 소폭 사면에 그쳐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화그룹은 침통한 분위기다. 총포·화약류 관련 회사인 ㈜한화의 경우 김승연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1년이 지난 2020년 2월까지 등기임원을 맡지 못해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는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회장의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에 이번 사면을 기대했는데 안타까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로 기소돼 구 명예회장 3부자가 집행유예 기간이거나 수감 중인 LIG그룹은 “피해 보상 노력이 반영돼 경영 일선 복귀를 기대했지만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황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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