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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싸움 치닫는 롯데 후계분쟁

입력 | 2015-08-01 03:00:00

“신동빈도 그만두게 했잖아”
장남, 부친 육성 공개하며 여론전… 롯데측 “녹취 의도 의심스러워”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육성과 아버지의 직인이 찍힌 ‘한국 롯데그룹 회장 임명장’을 잇달아 공개하며 대대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에서 일본말로 나눈 대화 내용을 31일 방송에 공개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육성이 공개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신동빈도) 그만두게 했잖아”라고 했고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오히려 신 회장이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를 대표이사에서 내려오게 했다는 내용을 알려줬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자신을 한국롯데그룹 회장으로 임명하며 차남을 후계자로 승인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17일자 문서도 공개했다. 15일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이틀 만에 만들어진 문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글씨를 쓰지는 않았지만 서명을 하고 도장도 찍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반박 자료를 내고 “경영권과 전혀 관련 없는 분들에 의해 차단된 가운데 만들어진 녹취라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 일가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친 기일에 맞춰 서울 성북구 대사관로 신동주 전 부회장 자택에 모여 신동빈 회장 측을 성토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최근 1년간 차남(신동빈 회장)이 그룹을 이어받는다는 것에 대해 몰랐으며 ‘내 회사를 탈취당하고 있다’는 말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한편 신동빈 회장 측은 실질적인 지분 대결에 대비해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가운데 과반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약 40%를 일본롯데의 계열사들이 갖고 있다”며 “신동빈 회장 측이 이들의 지지를 상당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롯데홀딩스 주주에 일본롯데 계열사가 포함돼 있으며 이들이 가장 큰 지분을 갖고 있다는 게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범석 bsism@donga.com·박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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