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9개월 앞으로]정치권은 이미 치열한 표밭 전쟁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로 7월 임시국회가 사실상 막을 내리면서 현역 의원 대부분은 ‘지역 챙기기’ 모드로 들어갔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지역을 찾는 현역 의원이 부쩍 늘었다. 재기를 노리는 전직 의원들도 공공기관장 등의 직을 속속 내려놓으며 총선 채비에 한창이다.
○ 비례대표 “분구를 잡아라”
총선을 향해 잰걸음을 하는 인사들은 여야 비례대표다. 총선 첫 관문인 지역구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이 단계에서 ‘전투력 부족’으로 백기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20대 총선에는 분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구가 생기면서 ‘해볼 만하다’며 뛰고 있다.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출신인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최근 자신이 쓴 자녀 교육 관련 서적이 많이 팔린 지역을 조사했다. 앞서 분구가 예상되는 부산 해운대구 출마도 타진했지만 일부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설이 나오자 뜻을 접었다. 신 의원은 “교육열이 높은 서울 근교의 분구 예상 지역이나 책이 많이 팔려 인지도가 높은 지역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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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인 A 의원은 서울 강북 지역에 사무실을 내고 평일에도 수시로 지역구를 방문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자신이 발의한 법안만 처리하고 회의장을 떠나 다른 의원들이 황당해하기도 했다. A 의원의 보좌진은 다른 의원들에게 “지역에 일이 있어 갔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 지자체장 출마설에 떠는 현역 의원
일부 현역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출마 움직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가 실시될 경우 가장 무서운 게 지명도이기 때문이다.
대구 달서구에서는 3선의 곽대훈 달서구청장의 출마 여부에 새누리당 홍지만(달서갑), 윤재옥(달서을), 조원진 의원(달서병)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곽 구청장은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상당한 득표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대구 지역 한 의원은 “달서구는 국회의원이 3명이지만 구청장은 1명이라 구청장 인지도가 의원보다 더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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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종편) 시사프로그램의 단골 출연자가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에 긴장하기도 한다. 경북 지역의 B 의원은 “다음주부터 여의도 일정을 최소화하고 지역에 내려갈 예정”이라며 “어르신들에게 종편 출연자의 인지도가 높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기관장 “직 내려놓고 지역으로”
여권에서는 의원 출신 공공기관장들의 총선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입후보자 공직 사퇴 시한은 내년 1월 14일이지만 지역구 다지기를 위해 사임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
그 스타트는 정옥임 전 의원이 끊었다. 정 전 의원은 6월 30일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하나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3년의 임기 중 1년 7개월만 채운 것이다. 7월 정부법무공단 이사장에서 물러난 손범규 전 의원을 비롯해 18대 국회에서 활동한 이은재 한국행정연구원장,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등도 총선 출마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장인 한 전직 의원은 언론인 등에게 전화를 걸어 “언제 그만두는 게 좋겠느냐” “사임의 변에 총선 출마를 언급해야 하느냐” 등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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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영 gaea@donga.com·민동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