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호수돈여고 ‘홀스톤 갤러리’… 학생들 모여 수다 떨면서 휴식
호수돈여고 안에 있는 홀스톤 갤러리는 학생들이 거리낌 없이 작품을 감상하고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학생들에겐 일종의 ‘해방구’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갤러리가 해방구인 또 다른 이유는 규율의 교실과는 달리 파격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꼭 5년 전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는 제목의 개관 기념전 당시 김 교사는 갤러리를 작품을 전시하지 않고 그저 ‘비물질적 공간’으로 비워 두었다. 김 교사는 “빈 공간이 그 자체로 작품이고, 이를 둘러보는 학생들은 무위(無爲)의 작가였다.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빈 공간을 채워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의 연이은 기획전 ‘사랑하는 딸에게’는 학업에 지친 학생들에게 해방감과 치유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4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열린 전시회 ‘사랑하는 딸에게: 딸을 위한 놀이터’는 아빠 안상진 작가가 딸 성민 양의 수백여 점의 그림들로 갤러리를 채웠다. 그림은 관객들이 마치 놀이에 온 것처럼 깡충깡충 뛰거나, 비틀비틀 걷거나, 엉금엉금 기어야만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배치했다. 이달 11일부터 내달 8일까지 기획된 ‘사랑하는 딸에게: 사랑하는 엄마에게’는 엄마 김미진 작가와 딸 백세라 양(부산예술고 2학년)이 꾸몄다. 엄마는 고가구와 도자기를 보수한 작품을 설치하고, 딸은 분장을 통해 만화 캐릭터를 흉내 낸 작품(코스프레)을 선보였다. 모녀의 끈끈한 예술적 교감을 ‘질투’한 나머지 미술 공부를 시작했다는 김 작가의 남편 백경동 씨는 전시 도록에 꽤 긴 ‘세라 아빠의 현대미술 여행기’를 실어 아내와 딸의 예술 여행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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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