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코리아 프로젝트 3년차/준비해야 하나 된다] 유라시아 친선특급 이르쿠츠크 도착
악명 높은 ‘TSR에서 머리감기’ 도전 러시아를 가로지르는 시베리아 횡단 유라시아 친선특급열차 객실 내부(왼쪽 사진). 16일 러시아 하바롭스크를 출발해 19일 이르쿠츠크에 도착하는 구간은 62시간 동안 이동한다. 이 열차는 별도의 샤워실이 없어 작은 세면대를 이용해 머리를 감아야 한다. 이르쿠츠크=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남선 열차를 타고 이르쿠츠크에 도착한 야노프스키 얀롤프 평양 주재 독일대사관 2등 서기관(30)이 그 주인공. 2012년부터 3년 임기로 평양 주재 독일대사관에 근무 중이며 올해 9월경 독일 외교부에서 남북한 실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그는 이날 “북한이 직접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참가하지 못하는 만큼 남북의 연결고리가 되고자 참가했다”며 “남과 북의 통합을 위해 양측이 자주 접촉해 신뢰를 쌓으며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친선특급에 대해 알고 있다”며 “한반도 정세가 복잡해 이번 행사의 취지를 약간 의심했지만 (나의) 참석을 반대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병무 평양과학기술대 치대 설립학장(66)은 북선을 타고 친선특급에 참석했다. 이 학장은 평양과기대 의학부 건립 현황 등을 소개하며 “남한의 대학생들과 평양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북한 학생들의 생활을 소개해 남북이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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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 참가자들은 “TSR의 좁은 공간은 동료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마술사, 요리사와 함께 생활하는 이승현 씨(39·화가)는 “화가 친구는 많지만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과는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친선특급에서 직업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객실 생활을 하면서 친분을 많이 쌓았다”라고 말했다.
이르쿠츠크=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