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두근두근 1·2/이희준 지음/1권 320쪽, 2권 360쪽/ 1권 1만6000원, 2권 1만7000원/이야기나무 ‘시장이…’를 쓴 이희준 씨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포목부 입구 앞에 선 ‘전통시장 도슨트’ 이희준 씨. 이 씨는 “전통시장은 그 마을의 문화와 경제 이야기가 소통되는 공간”이라며 “전통시장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희준 씨 제공
“남구로시장은 ‘칠공주 떡볶이 할머니’가 유명하거든요. 같은 상점에서 할머니 일곱 분이 각자 철판을 갖고 장사를 하세요. 재료는 같은데 손맛이 다 달라서 단골도 다 따로 있어요.”
이 씨는 2013년 7월 친구들과 사회적 벤처 회사를 만들고 전통시장에서 구매한 정량의 식재료와 요리법을 집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했었다. 그는 지난해 8월 이 사업을 접었다. 소비자 반응은 나쁘지 않았지만 소규모로 식재료를 구매하다 보니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목표를 이루기에는 진척이 더딘 게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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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2개 시장마다 한 명씩 1372명의 젊은 도슨트가 그 시장과 상인, 상점에 얽힌 이야기를 말해줄 수 있다면 젊은이들의 발길도 자연스럽게 돌릴 수 있지 않을까요?”
시장마다 다른 색깔의 매력이 있지만 가장 좋아하는 시장은 광주 동구의 대인시장이라고 한다. 이 시장에서 젊은 예술가들이 여는 야시장도 마음에 들지만 더 큰 이유가 있다.
“‘해뜨는 식당’이라고 1000원짜리 백반집이 있어요. 밥값이 부담스러운 지역민들이 싼값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인데, 주인이 돌아가셨거든요. 그 뒤에 시장 상인회가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어요. 주민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게 우리 전통시장의 정신이라고 생각해요.”
지방 시장에 한 번 답사를 가면 2, 3일은 걸린다. 답사 비용은 벤처를 운영하며 벌어놓은 약간의 돈과 아르바이트로 충당하고 있다. 취업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이 불안하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진짜 불안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누가 바라봐 주지도 않지만 거의 사명감으로 하고 있어요. 부모님이 원래 ‘이제 그만 취업해라’라고 하셨는데 이번에 낸 책을 보시더니 ‘네가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라’고 하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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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