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박계동 이사장 “택시, 희망의 길 달리게 할 것”

입력 | 2015-07-16 03:00:00

박계동 택시협동조합 이사장 “사납금 없애고 실적따라 배당”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택시협동조합 사무실 앞에서 택시 문을 열고 인사하고 있는 박계동 이사장.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국회의원 때보다 지금이 더 잘나갑니다. 행복하고 보람도 느껴요. 그러면 된 거잖아요.”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근처 한국택시협동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박계동 이사장(63)이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이날 박 이사장은 옅은 회색 셔츠에 조끼를 입고 있었다. 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택시 운전사들의 단골 패션이었다. 낡은 책상에는 컴퓨터와 서류 메모지 등 필기구가 전부였다. ‘이사장’ 명패도 없었다.

14대 국회의원(옛 민주당)이었던 1995년 그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4000억 원’을 폭로하면서 스타가 됐다. 1996년 15대 총선 때 낙선한 그는 2000년 “‘생활정치’를 실현하겠다”며 갑자기 택시 운전사로 변신했다. 그와 택시의 첫 인연이었다. 이후 17대 국회의원(옛 한나라당)으로 화려하게 정치에 복귀한 뒤 국회사무처 사무총장까지 지냈지만 결국 19대 총선 출마를 마지막으로 다시 택시로 돌아왔다.

“택시 운전사들이 승차 거부, 신호 위반을 왜 하는지 아세요? 지나치게 높은 사납금과 수리비 그리고 사고 비용을 운전사에게 미루는 것 때문입니다. 그걸 보고서 제대로 된 택시 회사를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했죠.”

박 이사장은 전 재산과 빌린 돈을 더해 모은 40억 원으로 법정관리 중인 한 택시 회사를 인수했다. 그리고 국내 첫 우리사주형 택시협동조합인 한국택시협동조합을 14일 출범시켰다. 조합원인 택시 운전사가 출자금 2500만 원을 내고 이익을 서로 나누는 모델이다. 택시 운전사들은 매일 버는 돈을 조합에 입금하고 실적에 따라 배당을 받는다. 사납금이 없다 보니 운전사들이 가져가는 돈이 법인택시보다 매달 60만∼70만 원가량 많다. 별도로 50만 원의 복지카드도 지급된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