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오르다 최근 급락… 中증시에 무슨 일이? ‘추락 장세’ 투자 어떻게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과도하게 달아오른 중국 증시가 추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30일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책을 내놓는 등 증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 조정 장을 거친 뒤에는 다시 상승세를 이어 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하락 장을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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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치솟던 중국 증시는 ‘패닉 장세’라고 불릴 만큼 최근 하락세가 가팔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6월 12일 5,166.35로 연중 최고점이자 7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19일과 26일 각각 6.42%, 7.40% 폭락했다.
증시 폭락에 놀란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이 27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역부족이었다. 앞서 3차례의 금리 인하 직후 증시가 상승한 것과 달리 29일엔 3.34% 급락했다. 30일에도 상하이지수는 장중 5% 넘게 폭락하다가 양로보험기금의 주식 투자를 허용한다는 발표 등에 5.5% 상승 마감했다. 12일 이후 하락 폭은 17.21%.
전종규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중국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를 과도하게 하고 있는데 최근 중국 금융 당국이 감독 강화에 나서자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신용거래 청산 물량이 쏟아지면서 패닉 장세가 연출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이달 들어 무더기로 실시된 기업공개(IPO)에 참여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주식을 팔아 치우면서 하락 폭을 키웠다. 지난 한 주 동안 IPO 공모주가 빨아들인 청약자금만 1000조 원이 넘는다. 이날 중국 정부가 당분간 IPO를 중단한다고 밝힌 것도 이런 점을 감안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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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형주는 거품 빠지기 시작”
상하이지수가 5,100을 넘을 때만 해도 낙관론이 쏟아졌지만 이제는 거품 붕괴를 우려하는 신중론이 대세가 됐다. 김병하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증시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급등하자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쌓였다”며 “특히 그동안 합리적인 가격대를 벗어나 순이익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상승했던 일부 중소형 테마주들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하이리서치센터 소장은 “이번 상승 랠리의 거품은 일방적으로 선전증시와 중국 중소·벤처기업 시장인 촹예반(創業板·차스닥) 중소형주에 몰렸다”며 “중소형주들은 이번 조정이 끝나도 의미 있는 상승 추세로 복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상하이지수가 4,000 선을 넘은 이후부터는 위험 관리 구간으로 보면 된다”며 “신규 투자를 자제하고 앞으로의 추세를 지켜보면서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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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고 이번 조정으로 증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도 덜었다”며 “하반기 중국 증시의 상승 여력이 충분한 만큼 상하이지수 5,000 이상에서 매수한 투자자들도 환매하기보다는 기다리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