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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내겐 파국 막을 의무있어”

입력 | 2015-06-30 03:00:00

[‘유승민 거취’ 갈등]
당청관계-黨 내분 수습 고민… 최고위 끝난뒤 별도 대책회의




“당이 파국으로 가는 길은 막아야 될 의무가 당 대표인 나에게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9일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외면할 수 없고, 당내 의원들의 분열도 막아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을 택할 경우 다른 한쪽은 포기해야 하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는 셈이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에게 명예로운 결정을 내릴 시간을 주자는 쪽으로 봉합을 시도했다. 당장 의원총회를 열어서 표 대결로 결정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표 대결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의총에서 박 대통령의 뜻과 달리 유 원내대표의 재신임으로 결론이 날 경우 당청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반면 불신임으로 결론이 나면 유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현 지도부 책임론까지 번질 수 있는 것.

김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고 한다. 다만 유 원내대표가 스스로 사퇴 결정을 내리더라도 충분한 명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고민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이 다른 당과 같나. 이성적으로 조용하게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았다”며 “최고위에서 있었던 말은 일절 말하지 않기로 했다. 더 할 말 없다”고 말을 아꼈다.

김 대표는 향후 대책 수립에 부심했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가 끝난 직후 김학용 대표비서실장, 김영우 수석대변인, 김성태 의원 등과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나 1시간가량 향후 대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회동 직후 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재신임 의총에 대한 얘기는 없었지만 의총 자체가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며 “친박, 비박 계파와 상관없이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총 소집 없이 유 원내대표에게 결단의 기회를 주자는 얘기다.

김 대표 측은 이번 당청 갈등이 유 원내대표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서로 ‘이와 잇몸’ 관계인 만큼 유 원내대표가 설령 물러나더라도 김무성 체제도 언제든지 공격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입지는 딜레마다.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울 경우 김 대표의 입지는 위축될 것이고, 가까워질수록 김무성 리더십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을 둘러싼 친박(친박근혜) 진영과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이래저래 김 대표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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