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퇴근길에 보통 집 인근에 도착하면 관용차에서 내려 집까지 혼자 길을 걸으며 음악을 듣는다고 한다. 22일 저녁에는 가수 고(故) 유재하 씨의 발라드 ‘가리워진 길’이 흘러나왔다.
‘보일 듯 말 듯 가물거리는 안개 속에 쌓인 길/잡힐 듯 말 듯 멀어져 가는 무지개와 같은 길/그 어디에서 날 기다리는지 둘러 보아도 찾을 수 없네….’
“가사를 듣는 순간 이게 지금 남북관계(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확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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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한 북한에 대해 “정말 안타깝다. 만남의 좋은 계기인데 왜 이런 것까지 나오지 않을까”라며 “6·15 공동선언 15주년 남북공동행사는 북한이 할 생각이 없었던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북한 가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통해 남북 대화의 계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홍 장관은 “북한이 (가뭄으로) 어렵다면 우리(정부)가 지원을 해줄 용의가 충분히 있다”며 “그런 데(지원)서부터 (남북이) 만나 협력을 도모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북 모두 가뭄이 있어 어렵지만 사정이 나은 쪽(남)에서 안 좋은 쪽(북)을 먼저 도와주고 나중에 필요한 일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지원 용의를 ‘필요 없다’며 걷어찰 우려가 있어 아직 (지원을) 선제적으로 제의할 계획은 없다. 북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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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관계자는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식에 한일 양국 정상이 교차참석 했던 것처럼 우리(남북)도 저린 식으로 교차해서 만나는 등의 만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