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메르스 무서워 ‘방콕’? 이럴 때일수록…” 야외활동 즐기는 시민들

입력 | 2015-06-16 17:14:00


14일 오후 1시 30분경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공원.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일광욕을 즐기거나 한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로 붐볐다. 메르스 사태에 간혹 마스크를 쓴 채 홀로 떨어져 운동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3, 4명씩 소규모로 모여 “메르스 예방차 운동하러 왔다”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6세 아들과 함께 공원을 찾은 회사원 최모 씨(37)는 “밀폐된 공간도 아닌데다 운동을 하며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메르스 예방에) 더 좋을 것 같아 나왔다”며 “하루 이틀 계속될 일도 아닌 것 같은데, 이럴 때일수록 바람도 쐬고 햇빛도 받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공놀이하던 대학생 최모 씨(25)는 “요즘 술 먹자고 하면 ‘메르스라는데 제정신이냐’는 소리를 듣기 일쑤”라며 “차라리 공원에서 족구나 하자는 친구들이 많아 운동도 할 겸 같이 공원을 찾았다”고 전했다.

야외활동 동호회 회원들도 평소처럼 야외활동을 즐기고 있다. 한국산악회 김서원 회원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지난주 주말 회원 10명과 함께 경기 포천의 한 체육공원에서 인공암벽 등반을 했다”며 “하루 종일 집 안에만 있는 건 심리적 위안만 될 뿐, 실질적인 메르스 예방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대규모 인원이 한꺼번에 모이는 공식 행사는 연기하고 있지만 회원들끼리 소규모로 모여 하는 야외활동은 적극 추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자전거 동호회 회원 민모 씨(36)는 “평소 자전거로 집에서 5km 떨어진 회사까지 출근했는데 최근에는 거리에 사람들이 줄어 오히려 자전거 타기가 수월해졌다”며 “주말 술 약속도 줄어 오히려 동호회 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방지환 서울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가) 병원 밖 지역사회에서 전파됐다는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굳이 방 안에만 있을 필요는 없다. 야외활동이 활력을 높여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다만 일광욕으로 인체에 비타민D 생성을 높여 메르스를 예방하자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입증되지 않은 사실이니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