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규 KAIST 교수팀, ‘디지털 이미지 위·변조 식별기술’ 개발
2008년 이란은 장거리 탄도미사일인 ‘샤하브-3’을 발사했다며 미사일 4기의 발사 장면이 담긴 사진을 공개해 주변국을 바짝 긴장시켰다. 하지만 공개 직후 사진 속 1기는 실제 발사된 것이 아니라 조작된 이미지라는 의혹이 일었다. 당시 이란 당국은 이런 의혹에 입을 다물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이미지 위·변조 식별 프로그램으로 이 사진을 확인한 결과 미사일 3기에서 발사 연기 등 이미지를 복사해 붙인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이 드러났다.
이흥규 KAIST 전산학과 교수팀은 디지털 이미지가 위·변조됐는지 온라인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11일부터 전용 홈페이지(forensic.kaist.ac.kr)를 개설하고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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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팀은 디지털 이미지를 조작할 경우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진을 구성하는 작은 점(픽셀)의 통계적 특성이 변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를 활용해 사진의 일부분만 복사해 붙여 넣거나, 리터치 등 과도한 효과를 가미한 사진을 한꺼번에 찾아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조작된 부분을 찾아내는 데는 수십 초면 된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논문 사진이나 의료 영상 등도 확인할 수 있어 연구 윤리 문제나 의료 분쟁 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이미지 위·변조 탐지 기술은 최근 중요도나 관심에 비해 연구가 부족한 편”이라면서 “시범 운영을 통해 단점을 계속 보완해 나가면서 다양한 위·변조 기법을 탐지할 수 있도록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