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는 미국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 4선승제)의 열기로 뜨거웠다. 르브론 제임스(31)의 고군분투에도 클리블랜드는 샌안토니오에 0-4로 맥없이 패했다. 2010년 제임스는 우승 반지를 위해 마이애미로 이적했고 클리블랜드 팬들은 그의 유니폼을 불태우며 분노했다. 올 시즌 제임스는 친정팀에 창단 첫 우승을 선물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돌아왔다. 클리블랜드는 10일 골든스테이트를 상대로 안방에서 열린 챔프전 3차전에서 승리(96-91)를 따내며 8년 전의 아픔을 설욕했다.
3차전을 앞두고 관심은 제임스의 체력 고갈 여부에 쏠렸다. 팀 동료 케빈 러브(27)에 이어 카이리 어빙(23)까지 이탈하면서 제임스는 공격을 포함한 팀의 모든 부분을 혼자 해결해야 했다. 클리블랜드는 1차전 승리를 내준 뒤 2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했지만 제임스는 2차전에서 연장전까지 치르느라 무려 50분20초를 코트에서 뛰었다. 1, 2차전을 합쳐 제임스는 양 팀에서 유일하게 90분 이상(96분6초, 경기당 평균 48분3초)을 뛰었다. 단기전이라는 걸 감안해도 정규시즌(평균 36분1초)에 비해 너무 긴 시간이었다.
클리블랜드가 얼마나 제임스에 의존하는 경기를 치르고 있는지는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제임스는 양 팀 선수의 1, 2차전 통합 기록 중 득점(83점), 리바운드(24개), 도움(17개)에서 모두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제임스는 경기 전 “챔프전은 길어봐야 5경기 남았다.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나이를 고려할 때 그의 체력 고갈은 시간문제라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