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2차 확산] 숙박업계 등 2년 연속 악재에 비명
썰렁한 국제여객터미널 부산에서도 메르스 확진환자가 나온 가운데 8일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대합실이 텅 비어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메르스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수학여행과 체험활동을 연기 또는 취소하도록 일선 학교에 지시했으며 지역 내 각종 행사도 잇달아 취소되고 있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경주뿐 아니라 설악산 같은 수학여행지의 리조트나 대형 숙박업소마다 취소와 연기 통보가 이어지고 있다. 한 리조트 관계자는 “5, 6월에 전국 학교의 1학기 수학여행이 집중되는데 이번 달은 단체영업을 거의 포기한 상황”이라며 “취소 전화가 너무 많다 보니 이젠 예약 담당 전화를 받기조차 겁이 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관광·숙박 분야에 대형 악재가 찾아왔지만 업계는 이렇다 할 대책이 없어 답답함만 호소하고 있다.
단체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관광버스 업계도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서울지역의 대형 관광버스 업체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예약 취소 전화가 이어지면서 이번 달에 잡힌 수학여행과 단체여행은 거의 100% 취소됐다”며 “메르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던 3일에는 전날까지만 해도 예정대로 가겠다던 학교가 수학여행 당일 아침에 못 간다고 연락하더라”라고 전했다.
보통 할부금과 보험료 등으로 매달 차량 한 대당 200만 원이 넘는 돈이 나간다. 단체여행이 많은 봄과 가을 성수기 때 벌어들인 수입으로 1년을 버티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봄철 영업 실적이 바닥에 머물면서 작은 업체들은 버티기 힘들어졌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 달리 메르스 사태는 지금도 확산되고 있고 외국인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관광 산업에 미치는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철원 경희대 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는 피해가 일시적이었고 애도 분위기 때문에 관광 산업이 위축된 일이었지만 메르스는 집객 효과가 있는 행사 전반에 직접 영향을 준다”며 “안전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관광 산업에 장기적으로 미칠 악영향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수제과자점 직원 임모 씨(24)는 “주말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평소보다 매출이 60% 정도 줄어 세월호 참사 때보다 나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